여기, 커다란 검은 쓰레기 봉투에 담겨 해맑게 웃고 있는 한 할머니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엉뚱한 장난이라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사진에는 "때로는 버려지는 것도 삶의 일부란다"라는, 묵직한 유머와 깊은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셀카 할머니'라는 애칭으로 전 세계에 영감을 주고 있는 90대의 사진작가, 니시모토 키미코입니다.
평범한 할머니, 72세에 카메라를 들다
니시모토 할머니가 처음 카메라를 잡은 것은 72세 때였습니다. 아들이 운영하는 사진 교실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 것이 그녀의 인생을 180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녀는 사진의 매력에 푹 빠졌고, 특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진 편집과 합성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습니다.
그녀의 주된 피사체는 바로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셀카가 아니었죠.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고, 맹렬하게 질주하는 차에 치이고, 심지어는 비닐 봉투에 담겨 빨랫줄에 널리는 등, 기상천외하고 초현실적인 셀프 포트레이트 작품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유머와 페이소스, 그녀의 작품 세계
니시모토 할머니의 작품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녹아있는 유머와 페이소스(pathos) 때문입니다.
그녀는 늙음, 외로움, 죽음과 같이 우리가 흔히 어둡고 무겁게만 여기는 주제들을 자신만의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쓰레기 봉투에 들어간 사진 역시, 언젠가는 낡고 버려질지 모르는 늙은 육신에 대한 두려움을, 웃음과 당당한 수용의 자세로 승화시킨 것입니다. 그녀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폭소를 터뜨리다가도, 이내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마주하게 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를 온몸으로 증명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몇 살이든 시작하세요. 100살이라도 늦지 않아요."
니시모토 할머니는 자신의 삶과 작품을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9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호기심 가득한 소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삶을 가장 유쾌한 놀이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나이라는 한계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삶의 크고 작은 어려움 앞에서 웃음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지는 않은지를 말입니다. 오늘만큼은 니시모토 할머니처럼,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유쾌한 셀카로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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