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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터 받지 말자"…축의금 고리 끊어내는 용기 있는 선언

by 오롯;희 2025. 6. 17.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축의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결혼이나 장례식에 참석할 때면, 우리는 으레 흰 봉투를 준비합니다. 축하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전통이지만, 언젠가부터는 '얼마를 내야 하나'를 먼저 고민하는, 부담스러운 '사회적 채무'가 되어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굴레를 "우리부터 끊어내자"며 용기 있는 선언을 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교수, 고위 관료들이 자녀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받지 않겠다고 공표하면서, 우리 사회의 오랜 관습에 신선하고 의미 있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축하'인가, '거래'인가…축의금의 두 얼굴

축의금 문화는 본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상부상조' 정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그 의미는 조금씩 퇴색되기 시작했습니다.

  • 경제적 부담: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압박감은 경조사를 '축하'가 아닌 '거래'처럼 느끼게 합니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에게는 한 달에 몇 번씩 나가는 축의금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관계의 잣대: 축의금 액수가 그 사람과의 관계를 증명하는 잣대처럼 여겨지면서,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더하기도 합니다.
  • 변질된 목적: 일부에서는 축의금을 통해 영향력을 과시하거나, 일종의 '보험'이나 '투자'처럼 생각하는 변질된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받지 않을 용기'가 만드는 긍정적 나비효과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이들의 '축의금 사양' 선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축의금 없이도 충분히 진심으로 축하받을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사회 전체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객들은 금전적 부담에서 벗어나 온전히 축하하는 마음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고, 혼주 역시 하객 수나 축의금 액수에 신경 쓰기보다, 진정으로 가까운 이들과 함께하는 행사의 본질에 더 충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더 널리 퍼진다면, 축의금을 내지 않는 것이 결례가 아니라,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진정한 '축하'의 의미를 되새길 때

물론 오랜 관습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진심으로 돕고 싶은 마음에 건네는 축의금의 순기능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회 지도층의 용기 있는 선언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주고받는 흰 봉투에 담긴 것은 과연 진심 어린 마음인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의무감인가?"

'축의금 없는 결혼식'이라는 작은 씨앗이, 우리 사회의 경조사 문화를 한층 더 성숙시키고, 돈이 아닌 마음이 오가는 진정한 축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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